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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한동안 이걸 사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월급 250만 원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 그 불안함이 판단력을 흐려놨습니다. SNS에서 매달 수천만 원을 번다는 영상이 넘쳐나고, 고등학생까지 부모님께 100만 원을 송금하는 모습이 올라오는 세상입니다. 그게 정말 가능한 건지, 아니면 정교하게 설계된 함정인지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왜 자꾸 손이 가는가 — 욕망을 겨냥한 설계
여러분도 한 번쯤 이런 영상을 본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공부가 적성에 안 맞는다면", "게임만 2,000시간 했던 제가 지금은 이렇게 법니다" 같은 문구들 말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넘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꾸 눈에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리즘이 비슷한 영상을 계속 밀어주니까요.
이런 콘텐츠들이 쓰는 방식은 생각보다 정교합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 전략을 씁니다. 페인 포인트란 사람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안이나 결핍을 자극해 행동을 유도하는 기법입니다. "전교 1등도 이 생각 합니다"처럼 누구나 해본 고민을 콕 집어내는 거죠. 그 순간 시청자는 '이 사람이 나를 이해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마케팅 교과서에 나오는 방식 그대로입니다.
댓글을 달면 자동으로 DM이 옵니다. 링크를 누르면 결제창이 뜹니다. 처음엔 16만 원, 다음엔 49만 원, 그리고 또 더 높은 등급이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업셀링(Upselling)입니다. 업셀링이란 처음 구매 이후 더 높은 금액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권유하는 판매 기법입니다. 처음에 작은 금액을 지불하고 나면 이미 투자한 돈이 아깝다는 심리가 생겨서 더 큰 결제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저도 이 패턴에 여러 번 걸렸습니다. 원고 부업, 유튜브 부업, 전자책 부업, 그림 부업까지 어림잡아 500만 원 가까이 썼습니다.
그 영상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 모든 과정의 가치를 통째로 부정하는 이 말이 저는 가장 불편했습니다.
피라미드 구조의 실체 — 폰지 사기가 어떻게 작동하는가
강의를 결제하고 나면 실제로 뭘 배울 수 있을까요? 제가 직접 여러 강의를 결제해 열어봤을 때 받은 충격은 꽤 컸습니다. 기대했던 건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노하우였는데, 막상 들어있는 건 굳이 돈 내지 않아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강의의 핵심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이 강의를 다른 사람에게도 팔아라."
이게 바로 폰지 사기(Ponzi Scheme)의 구조입니다. 폰지 사기란 실질적인 수익 창출 없이 새로운 참여자의 돈으로 기존 참여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의 금융 사기 구조를 말합니다. 실제 상품을 파는 척하지만, 구조의 핵심은 아랫사람을 계속 끌어들이는 것에 있습니다. 한 학생이 직접 표현했듯이 "나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초등학생에게까지 이 링크가 전달됐다는 사실이 그냥 넘길 일이 아닌 이유입니다.
다단계(Multi-Level Marketing)와 비교해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다단계란 판매원이 상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새로운 판매원을 모집하고 그 하위 구조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는 판매 방식입니다. 합법적인 다단계는 실물 상품이나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이 경우는 강의 자체가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파는 것이어서 독자적인 경제 구조가 없습니다. 법률 전문가의 시각으로 봐도 이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이 구조에 넘어간 학생들의 패턴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SNS 알고리즘을 통해 '성공 스토리' 영상에 노출된다
- 댓글을 달면 자동 DM과 함께 결제 링크를 받는다
- 첫 결제 후 더 높은 등급의 추가 결제를 요구받는다
- 수익을 내려면 본인도 동일한 영상을 만들어 새 모집책이 되어야 한다
- 탈퇴를 시도하면 "패배자"라는 낙인을 찍어 심리적으로 잡아둔다
한 현직 교사가 이 구조를 추적해 50명 이상의 학생들과 연락을 닿게 된 사례를 보면, 학교 현장이 얼마나 빠르게 이 영향권 안에 들어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 반에서 90% 이상의 학생이 이런 영상을 본 적 있다고 손을 든 것은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어떻게 걸러야 하는가 — 실전 판단 기준
그렇다면 진짜 부업과 사기성 강의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제가 500만 원을 날리고 나서야 깨달은 기준들이 있습니다. 비싼 수업료였지만, 그 덕분에 지금은 꽤 빠르게 걸러낼 수 있게 됐습니다.
우선 생각해볼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이 방법이 정말로 매달 수천만 원을 벌어다 준다면, 그 사람이 굳이 얼굴을 공개하고 방법을 팔 이유가 있을까요? 저도 이 질문을 너무 늦게 했습니다. 진짜 수익이 나는 구조라면 경쟁자를 늘릴 이유가 없습니다. 강의 판매가 본업인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단계 판매업자 등록 여부와 피라미드 사기 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제 전에 해당 사업자가 정식 등록된 곳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제 경험상 걸러야 할 신호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콘텐츠의 핵심이 "수익 내는 법"보다 "사람 모집하는 법"에 집중되어 있다면, 그리고 결제 후에도 더 높은 등급의 추가 결제를 요구한다면, 그 구조는 제품이 아닌 참여자 자체가 수익원인 겁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 및 정보 상품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SNS를 통한 미성년자 대상 피해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성인도 속는 구조에 10대가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듭니다.
돈이란 물처럼 제대로 담는 그릇 없이는 어디선가 반드시 새어나갑니다. 저는 부업을 찾아 헤매는 동안 그릇을 고르기보다 물 자체만 좇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얻은 결론은 단순합니다. 본업만큼 시간을 쏟을 수 없다면, 부업도 본업만큼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이 뭔지 미리 알고 있어야 그 약점을 파고드는 사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지금 결제창 앞에 서 있다면 딱 한 가지만 물어보십시오. "이 강의가 없어지면 이 사람의 수익도 없어지는가?" 그렇다면 그게 바로 이 사람의 진짜 사업입니다. 차근차근 방향을 잡고, 매일 조금씩 기반을 쌓는 방식이 느리게 느껴지더라도 결국 그 과정에서 쌓이는 것들이 어떤 강의보다 훨씬 오래 남습니다. 이 글이 단 한 분의 결제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또는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